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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돈텔파파"의 여주인공 채민서가 일본 극우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출현한다는 문제로 말이 많다.
하지만 아직 영화의 내용도 확실하지 않고. 개봉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우리나라 언론은 그녀를 마녀로 몰고 있다. 요즘 일본과 계속 부딪히는 일이 많지만 이렇게 개봉되지도 않은 영화에 출연하기로 계약했다고 해서 그녀를 마녀로 몰 필요가 있을까? 아무런 생각없이 도발적인 기사를 내보내서 죄없는 영화배우를 마녀로 몰아가는 한국언론도 자숙이 필요하지 않을까? 관련기사1. 관련기사2. 관련기사3. 채민서 마녀사냥, 제대로 알고 잡는가 [브레이크뉴스 2004-09-09 19:38] <챔피언>, <무인시대>, <돈텔파파> 출연으로 스타급 연기자로 올라선 여배우 채민서가 일본 극우영화 출연 논란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발단은 9월 8일자 문화일보에서 <일 극우영화에 한국 여배우 주연>이라는 도발적인 기사를 내보내면서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 영화가 방어 위주의 현행 일본 자위대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우경화 세력의 대변인 노릇을 하게 될 것이란 점." 문화일보는 이에 대한 근거로서 일본 방위청과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가 장비 지원을 한 다는 점, 일본의 우파 신문 산케이가 6천만엔을 투자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전체 줄거리의 흐름이 일본 자위대를 소재로 하여 재무장을 촉구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문화일보의 보도가 나자가 한국의 각 언론사들은 문화일보의 노성열 기자의 기사를 받아 연거푸 내보낸다. 조선일보의 어수웅 기자 <日방위청 지원 '재무장 영화'에 한국 여배우 주연 논란>, 프레시안의 이종성 기자 <'日재무장' 촉구 영화에 한국女優 발탁> 등의 기사가 뒤따랐다. 특히 프레시안은 채민서의 캐스팅의 의도에 대해 언급을 하기도 했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일본감독이 세차례나 방한해 한국에서 여배우를 캐스팅한 대목과 관련, 한국여배우를 출연시킴으로써 일본우익의 만족감을 증폭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네티즌들은 채민서의 미니홈피에 출연금지 촉구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각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은 채민서 개인에 대한 무차별 인신공격을 담고 있어, 채민서 측에서는 곧 해명성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 한다. 이번에 채민서가 출연한다는 <망국의 이지스함>에 대한 보도는 이미 여러 차례 나갔었다. 물론 대부분 다 여배우 캐스팅에 관한 것이었다. 일간스포츠 6월 17일자에서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김지수 박진희 신애 등에게 연속 러브콜을 보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물론 이 영화를 소개할 때, "테러리스트들이 오키나와에서 엄청난 화력의 폭탄과 이지스함을 탈취해 도쿄에 공습을 시도한다는 '일본판 쉬리'"라는 것만 언급했을 뿐, 극우영화라는 딱지는 붙이지 않았다. 이 영화에 출연을 검토한 김지수 측 역시 영화의 극우적 성격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미 스케줄이 잡힌 드라마 <영웅시대>의 출연 문제 때문에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민서의 출연이 처음으로 보도된 것은 8월 18일 연합뉴스였으니, 이 당시까지만 해도 <망국의 이지스함>이 극우영화라는 말은 그 누구도 하지 않았을 때였다. 문화일보의 보도가 8월 31일 제작발표 이후에 나온 것이니 채민서 쪽에서는 억울해할 만도 한 일이다. 사카모토 준지는 김대중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한 한일합작 영화 특히 그는 일본 뉴웨이브 영화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그의 작품들은 올 6월 씨어터2.0에서 주최한 일본 뉴웨이브 상영회에 초청되어 국내팬들에게 소개되었다. 당시 화제가 되었던 그의 영화 <신 의리없는 전쟁>은 야쿠자들의 폭력을 소재로 그러한 폭력을 뒤틀고 비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역시 그의 영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좌절, 분노, 슬픔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관객보다 우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 나 스스로 내 영화를 분석할 수는 없지만 어른이 돼가면서 아마 그런 감정이 세상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을 것이다. 권력이 다스리는 일본사회는 싫다. 예를 들면 야쿠자뿐만 아니라 정치인도 그렇고 심지어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권력과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 모두 초라한 개인일 뿐이다. " 그의 가장 최근 영화 <클럽 진주만> 역시 같은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한다. 그러나 한국언론들이 원하는 것처럼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지 않는다. 오히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승전국으로 돌아온 미군을 상대로 재즈음악을 들려주는 일본인 밴드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면서 전쟁에 상처받은 양국의 젊은이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어찌보면 반전과 반폭력 영화에 가깝다. 특히 그는 한국영화의 발전을 부러워하며 한국과 일본의 영화 교류에 지극히 관심을 보인다. "봉준호나 김지운 감독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한국 영화계에 돈이 많이 들어오고 촬영도 편한 여건에서 한다는 게 참 부러웠다. 일본은 한 달 정도 촬영하지만 한국에서는 촬영일수가 많다. 그게 부러웠다. 한국 관객의 수준도 부럽다. 일본 관객은 아무도 영화 그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 그 동안 일본 사회 내의 권력과 폭력을 풍자하고, 한일합작 영화의 감독을 맡는 등 한국영화에 관심을 보였던 감독의 차기 영화를, 제작도 되기 전에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을 촉구하는 극우영화라 비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로 보인다. 더구나 출연계약 당시 아무런 문제도 지적받지 않다가, 제작발표 이후 갑자기 매국노로 몰리고 있는 채민서의 경우는 그야말로 마녀사냥에 당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언론이 보도하듯 8월 31일에 있었던 제작발표회 때 역시 극우성 발언이 나온 바 없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제작발표회에서 "미국의 <스타워즈>, <미션임파서블>, 그리고 한국의 <쉬리>를 능가하는 액션물을 일본에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는 감독의 의지가 돋보였을 뿐이다. 그가 한국의 여배우를 캐스팅할 때 약속했던 바도 '일본판 쉬리'를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물론 베스트셀러 소설 <망국의 이지스함>이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될 때 북한에 대한 시각을 문제삼는 국내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2000년 12월 1일 중앙일보의 보도이다. "이들 소설은 일본인들의 한반도정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꾸준히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지만 화해무드로 급진전되고 있는 현실과는 반대로 북한을 늘 ‘트러블 메이커’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북한을 트러블 메이커로 묘사한 것은 바로 한국의 <쉬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극우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는 전반적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 소설 속의 일본의 이지스함은 일본 동경을 공격한다. 제작진 측에서 수차례 언급했듯이 군국 강경파들을 온건파들이 제압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영화시장은 급격히 침체되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영화인들은 한국영화인들을 부러워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 노력한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어떻게 해서라도 한국여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하는 바람은 그렇게 이해해주어야 한다. 특히 일본열도에 욘사마열풍을 중심으로 한국의 영상물의 진출이 시작될 즈음에, 대표적인 친한파 감독의 영화를 시작부터 극우라는 딱지를 붙여, 출연 여배우를 마녀사냥해대는 것이 과연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설사 그 영화에 극우적 시각이 담겨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제작될 때까지는 기다렸다가 평가하는 것이 국적에 상관없이 영화인들에 대한 예의이다. 한국의 영화의 수준이 일본보다 높을지는 몰라도 저널리즘의 수준은 한참 아래는 아닌지 채민서 마녀사냥에 동참한 언론은 반성하기 바란다.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 Break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변희재 # by 하늘바람 | 2004/09/10 16:27 | 신문으로보는세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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